반도체 산업은 21세기 산업 경쟁의 핵심입니다. 특히 2020년대 들어 공급망 위기, 미중 기술전쟁, AI·클라우드 수요 증가로 인해 반도체는 단순한 부품이 아닌 ‘전략 자산’으로 부상했습니다. 이 가운데 일본과 대만은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특히 대만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중심으로, 일본은 장비·소재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2025년, 이 두 나라의 반도체 주도권이 지속될 수 있을지, 주요 기업과 산업 구조,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대만의 반도체 지배력: TSMC 중심의 파운드리 독주 체제
대만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약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가 있습니다. ① TSMC의 기술력과 시장점유율
- 2025년 현재 TSMC는 5nm 이하 공정 기술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유 중이며, 3nm 대량 생산에 성공했고 2nm 양산도 앞두고 있습니다.
- 고객사는 애플, AMD, 엔비디아, 인텔, 퀄컴 등 글로벌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 대부분이며, 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수주 물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 2024년 기준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약 58%이며, 2025년에는 60% 돌파가 유력시됩니다. ② 첨단 공정 투자 확대
- TSMC는 대만 이외에도 미국(애리조나), 일본(구마모토), 독일(드레스덴)에 생산기지를 확대 중이며, 글로벌 고객 대응력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 2025년에도 최소 300억 달러 이상 R&D 및 설비 투자 예정 ③ 대만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
- UMC, VIS 등의 중견 파운드리 업체, ASE, SPIL 등 후공정(패키징) 강자, MediaTek 같은 팹리스까지 고도화된 산업 생태계 구축
- 정부 차원의 반도체 연구기관(ITRI)도 지속적인 기술 지원 수행 중 ④ 위기 요인: 지정학적 리스크
- 중국과의 대만 해협 갈등은 여전히 가장 큰 변수
- 미국과 일본의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는 장기적으로 대만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으로 작용 가능
2. 일본의 반도체 부활 시나리오: 소재·장비와 차세대 기술 중심
한때 반도체 최강국이었던 일본은 2000년대 이후 기술 주도권을 대만·한국에 넘겼지만, 2020년대 들어 다시 강력한 재도약을 시도 중입니다. 특히 반도체 소재·장비 부문과 차세대 공정 관련 기술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① 일본 반도체 산업의 구조
- 파운드리 자체 경쟁력은 제한적이나, 소재·장비·공정 기술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
- 세계 반도체 노광 장비 1위 ASML에 이어 Nikon, Canon 등이 EUV·DUV 장비 개발에 집중
- 반도체용 초순도 화학물질, 포토레지스트, 실리콘 웨이퍼 등에서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점유율 60% 이상 ② 라피더스(Rapidus)의 부상
- 일본 정부가 주도한 차세대 반도체 생산기업 라피더스는 2025년부터 2nm 이하 공정 R&D 본격화
- 미국 IBM, 벨기에 imec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일본 내 첨단 반도체 생산을 복원하려는 움직임
- 정부 보조금과 민간 투자 합계 3조엔 이상 투입 예정 ③ 일본의 전략 산업 정책
- 반도체를 경제안보 자산으로 보고, 관련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 제공
- 2024~2025년 동안 TSMC, 마이크론, 삼성전자 등의 일본 공장 유치에 성공
- 수직 계열화보다는 글로벌 협업을 통한 기술 내재화에 집중 ④ 주요 기업
- 소재: JSR, TOK, Shin-Etsu, Sumco
- 장비: Tokyo Electron, Nikon, Canon
- 설계 및 연구기관: Riken, AIST 등
3. 2025년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구도와 전망
2025년은 AI, 자율주행, 5G/6G,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이 극대화되는 해입니다. 대만과 일본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주도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흐름이 예상됩니다. ① 기술 경쟁: 첨단 vs 고정밀
- 대만: 미세공정·고집적 칩 생산에서 절대 우위(TSMC 중심)
- 일본: 고정밀 장비·소재 기반, 차세대 공정의 기초 기술 우위 ② 협력과 경쟁
- TSMC의 일본 내 생산기지 건설은 일본과 대만의 ‘전략적 협력’의 상징
- 반면, 일본의 라피더스는 장기적으로 TSMC와 경쟁을 전제로 한 정책 추진 ③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 미국, 유럽, 인도 등도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 중
- 중국은 SMIC 중심으로 국산화 가속, 하지만 첨단공정에서는 제약 지속 ④ 지정학 리스크 및 대응 전략
- 중국-대만 군사 충돌 가능성, 미일 안보동맹 강화,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 등 리스크 요소 증가
- 이에 따라 다국적 기업들은 다변화된 공급망 구축과 리스크 헷지에 집중 ⑤ 결론적 주도권 전망
- 단기(2025~2026년): 대만 TSMC의 독주 체제 지속 - 중장기(2027년 이후): 일본의 라피더스·장비·소재 기술이 주도권 재편에 변수로 작용 - 결국, 주도권은 한 국가가 아닌 ‘생태계 참여도’가 높은 국가에 유리하게 형성될 가능성
결론적으로 2025년 현재, 대만은 TSMC를 중심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이어가고 있으며, 일본은 소재·장비·공정 기술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의 근간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이 두 국가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 기술 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이 반도체 주도권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주도권은 특정 기업이나 국가에 독점되지 않고, 협력과 경쟁 속에서 균형 잡힌 구조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5년은 이 변화의 시작점이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