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CS는 브라질(Braz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중국(China), 남아프리카공화국(South Africa)의 머리글자를 따 만든 신흥 경제 블록이다. 최근 이들 국가는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도전하며 세계 정치·경제 지형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BRICS는 미국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1. BRICS의 등장 배경
2001년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짐 오닐이 처음 'BRIC'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향후 세계 경제를 이끌 신흥국으로 지목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류하면서 'BRICS'로 확장되었고, 이들은 G7과는 다른 세계 경제의 축을 형성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웠다.
2.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대한 도전
BRICS는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특히 금융, 무역, 외교 분야에서 미국과 서방 중심 질서에 대한 불만이 깊은 국가들이 모여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BRICS가 주도하는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NDB)'이 있다. 이는 IMF, 세계은행 등 미국 중심의 국제금융기구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했다.
3. 확장과 새로운 가입국: Anti-Dollar 연합?
2023년 요하네스버그 정상회의에서 BRICS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UAE, 이집트, 에티오피아, 아르헨티나 등 6개국의 신규 가입을 발표하며 영향력을 확장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산유국으로서 에너지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며,
미국 달러 중심의 석유 거래 시스템인 '페트로달러'에 도전하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4. BRICS 통화와 탈달러화 움직임
BRICS는 회원국 간 무역에서 자국 통화를 사용하거나 새로운 공동 통화를 발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는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의 금리 정책이나 금융 제재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통화 통합은 각국의 경제 구조와 통화 정책이 크게 달라 쉽지 않다.
5. 경제력 비교: 미국 vs BRICS
- GDP 총합: BRICS의 전체 GDP는 미국을 능가하기 시작했으나, 1인당 GDP는 여전히 미국이 월등히 높다.
- 무역 영향력: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BRICS의 무역 비중은 확대되고 있으며, 아프리카·중동·남미와의 협력도 늘고 있다.
- 기술·금융 우위: 미국은 여전히 기술 혁신과 금융 시스템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BRICS는 이 부분에서 따라가야 할 길이 많다.
6. 내부 불균형과 갈등
BRICS는 하나의 이념이나 제도 아래 묶인 단일 국가 연합이 아니다. 예를 들어, 중국과 인도는 국경 문제 등으로 갈등이 있으며, 각국의 정치 체제도 다르다. 이러한 이질성은 공동 정책 추진에 장애물이 된다.
7. 지정학적 역학과 안보 동맹
미국은 NATO, AUKUS 등 강력한 군사 동맹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전 세계 곳곳에 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BRICS는 군사적 통합보다는 경제적 연대를 추구한다. 이는 안보 문제나 분쟁 시 공동 대응에 한계가 있음을 뜻한다.
8. 세계 질서의 다극화 가능성
BRICS가 미국을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지만, 세계 질서를 다극화하는 역할은 충분히 가능하다. 즉, 미국 단극 체제에서 벗어나 중국-러시아-인도를 축으로 한 새로운 중심축이 등장하며, 국제 사회 내 협상력과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것이다.
9. 미국의 반응과 전략
미국은 BRICS의 확장과 탈달러화 시도에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주도 아래 진행되는 움직임에 대해 견제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인도나 브라질처럼 미국과도 전략적 협력관계에 있는 국가들을 분리하려는 시도도 있다.
10. 결론: 대항마인가, 보완재인가?
BRICS는 단일한 미국의 대항마로 성장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내부적 과제가 많지만, 세계 질서 재편을 주도하는 또 하나의 축으로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BRICS는 ‘미국의 대체재’보다는 ‘균형추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 미국 중심의 금융 시스템과 정치 질서가 점차 신흥국들의 저항에 부딪히는 가운데, BRICS는 그 대안적 플랫폼이자 다극체제를 향한 징검다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남방(Global South)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BRICS의 향후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